군산청소년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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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2학년 학생에게 듣는 ‘새터민’ 이야기

"새터민은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생명과 평화가 숨쉬는 청소년 문화세상'

군산 청소년 수련관(관장 유희영)은 신록이 짙어가는 청소년의 달(5월)을 맞이하여 14일(토) 오후 3시부터 군산 은파관광지 수변 무대 일원에서 '생명과 평화가 숨 쉬는 청소년 문화세상'을 주제로 제4회 청소년 동아리 축제를 개최했다.

▲ 프로에 버금가는 율동적인 춤으로 큰 박수를 받은 청소년 댄스 동아리의 공연 모습. © 조종안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가 열리는 수변 무대 관람석은 오프닝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녀가 소속된 그룹을 응원하러 나온 학부모와 무대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는 학생 등 1천여 명의 시민과 학생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군산 청소년수련관 임세훈 운영위원장은 개회식에서 "이번 행사는 일반 청소년은 물론 지역의 사각지대 아동·청소년들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청소년들이 문화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열린 청소년 경진대회는 임용무(전문 MC) 사회로 남녀 고등학생 중심으로 조성된 노래동아리, 댄스동아리, 사물놀이, 그룹사운드 등 23개 팀이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춤과 노래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초여름 더위를 피해 시원한 유원지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들도 학생들이 펼치는 공연을 관심 있게 지켜봤으며 객석의 학생들은 끼리끼리 모여앉아 친구가 소속된 그룹이 출연하면 응원도 하고 공연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유창한 솜씨의 춤을 곁들여 빅뱅의 <Hands up & Cafe>를 불러 객석에서 환호가 터지기도 했던 노래동아리 'Y-STYLE'은 군산 시장상을, 댄스동아리 'TOP DANCE'는 교육장상을, 가수 YB의 <나는 나비>를 부른 그룹사운드 'R,C,A'는 군산 YMCA 이사장상을 차지했다.

"새터민은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은파 수변 무대 일대에서 사각지대 청소년 돕기 음식 바자, 청소년 인권 캠페인, 동티모르 평화커피 판매, 청소년문화존 모니터링(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 정책 개발 관련 설문조사(청소년운영위원회) 등 다채로운 부스행사가 열렸다.

경연대회가 열리는 중에도 행사장 주변에서는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학생들이 '축제에 참석한 계기'와 '느낌', '개선할 점', '청소년문화존(Zone) 만족도' 등을 묻는 설문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특히 '새터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라고 묻는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우드락 홍보물에는 새터민 출신으로 첫 환경미화원 공채에 합격한 전은숙(33세)씨, 목숨 걸고 한국땅을 밟았으나 차별과 냉대를 버티지 못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탈북자들, 탈북자 관련 설문조사와 현황, 그래프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탈북자 현황을 알리는 홍보물을 누가 제작했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해서 주변을 청소하는 자원봉사자 학생에게 물었다. 학생은 어디론가 전화하더니 "제 친구 최지애 학생인데요. 지금 공연 중인 모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했다.

공연을 마치고 내려온 최지애 학생은 군산 청소년 동아리협회 회장으로 댄스동아리 '온앤오프'(ON&OFF)에서도 활동하고 있었다. 무대에서의 열기가 식지 않아 땀을 흘리는 지애 학생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 청소년 수련관에 북한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동아리가 있나요?
"북한을 공부하는 학생은 없어요. 그렇지만, 새터민 알리기는 실천하려고 하는 과제 중의 하나여서 앞으로 새터민을 주제로 공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새터민 관련 내용이 다양한데 자료는 어디에서 발췌했나요?
"청소년 동아리 회원들하고 함께 만들었어요. 새터민 관련 뉴스 중에 이런 내용은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하고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간추려서 꾸며보았어요."

- 지금 여고 2학년인데 언제부터 새터민을 알게 되었는지?
"사실은 저도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몰랐는데 청소년 YMCA 활동을 하면서 올해 초에야 설명을 듣고 알았어요. 오늘 설문조사도 첫 단계로 사람들이 '새터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개선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알아봤기 때문에 이 정도 성과로 만족해요. (웃음)"

- 새터민을 알기 전 탈북자 관련 뉴스를 시청한 경험은?
"어렸을 때 TV 뉴스에서 봤어요. 그때는 사람들이 뭐 하려고 남한으로 넘어오는지 이상하게 보였어요. 탈북자들을 좋지 않게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나쁜 사람도 아니고, 어렵게 살아가는 그들을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이 어떤 체제인지 알고 있나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북한은 시민에게 이익이 가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탈북자가 자꾸 생기고 새터민이 늘어난다고 생각해요. 남한에 2만 명이 넘는 새터민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데 그들의 처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탈북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 개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다수가 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새터민은 탈북자를 말하잖아요. 탈북자는 느낌이 안 좋아서 2005년에 순우리말 새터민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긍정적인 답변이 의외로 많아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 계획은?
"새터민을 모르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을 이해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주어진 장소와 시간을 잘 이용해서 탈북자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물녘까지 이어진 청소년 동아리 축제는 진포문화예술원, 군산시 청소년 문화의집과 공동주최했고, 2011년 군산시청소년 문화존(Zone) 개막식도 함께 열렸으며 여성가족부, 전라북도, 군산시, 군산 교육지원청이 후원했다.

기사입력: 2011/05/19 [05:20] 최종편집: ⓒ 신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