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청소년수련관-

순간적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세계.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게만 여겨지는 것들이 이루어질 때 사람들은 희열을 느낀다.자신이 가진 재능인 마술을 통해 사각지대 청소년과 불우이웃을 돕는데 나선 청년마술사 문태현씨(25).문씨는 지난해 12월 군산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 급식지원기금 마련을 위한 마술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한 것이어서 행사를 추진하는 군산청소년수련관 청소년정책위원회나 문씨 입장에서는 많은 걱정이 됐다.하지만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이 참석해 공연은 성황리에 마쳐졌으며, 약속대로 수익금은 전액 북한의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기부됐다. 평소에도 불우한 이웃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돕기 위해 고민하던 문씨는 이때부터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올해에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불우아동이나 사각지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육성하기로 하는 등 분주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문씨의 마술에 대한 사랑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살의 나이에 우연히 서점에서 마술에 관련된 책을 보게 된 계기로 마술의 세계에 눈을 돌린 그는 책을 보고 마술을 연습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공연을 하는 게 큰 기쁨이었다. 문씨는 “당시에는 책만 보고 연습했는데 다들 어떻게 책만 보고 따라할 수 있냐고 신기해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책을 보고 따라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며 “이때부터 장래희망이 마술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그러나 그의 마술에 대한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불량청소년들과 어울려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그는 결국, 마술을 배우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에 자퇴를 했다.“마술에 대한 매력을 떨쳐버릴 수 없어 마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학교 선생님이 되길 원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더 방황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웃음 짓는 그는 “결국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마술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을 이어나갔다.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17살 때부터 무대마술을 배우게 된 그는 18살에 현재 최고의 마술사로 불리고 있는 이은결, 최현우, 김정국 마술사를 스승으로 만나면서부터 전문 마술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마술공연을 하며 새로운 마술을 위한 도구를 창작하고 발명하는 일에 매진한 그는 마술발명품 숍을 열기 위해 ‘문팩토리’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매직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한 문씨는 코리아컵 국제마술대회 2관왕을 비롯해 제4회 대한민국 국제마술대회 2위, 부산 국제마술대회 최고의 손기술상, 매직캣 마술대회 게스트쇼 공로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며 마술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부모님과 가까이 있고 싶어 지난 2009년 12월에 군산을 다시 찾게 된 문씨는 군산을 중심으로 전북권, 나아가서는 충청·호남권에 마술공연문화를 정착하겠다는 야심 찬 각오를 다졌다.이에 올해에도 3~4차례 정기공연을 비롯해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도자과정과 청소년 동아리육성을 위해서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문씨는 “지금까지는 마술사의 삶을 살았지만 앞으로는 조그만 업체의 대표로서도 성공하고 싶다”면서 “아직은 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타 도시에 비해 공연문화가 부족한 전북에서 제대로 된 마술공연을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시기를 방황하면서 보냈는데 현재 사각지대 청소년이나 생활형편이 어려워 힘들게 사는 청소년들을 돕는데도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기자 sisando@sjbnews.com